‘싸우지 말고 사이좋게 지내’. 어렸을 때 부모님이 자주 하셨던 말씀이다. 이 말을 들을 때마다 싸움은 해서는 안 되는 문제 행동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갈등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피할 수 없는 사회적 현상이다. 가령 아이들은 부모의 관심과 인정을 받기 위해 크고 작은 싸움을 하며 갈등과 화해를 반복한다. 이는 아이가 스스로 정체성을 찾아가는 자연스러운 발달 과정이기도 하다. 아이는 그 과정을 통해 의견 차이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를 경험하고 다툼을 배움의 기회로 삼는다. 그래서 아이들이 싸울 때 ‘싸우지 말고 사이좋게 지내’라는 말 한마디로 사과를 지시하고 화해를 종용한 것은 최선의 방법이라고 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