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유튜브 '얼마나 보나' 보다는, 안 보는 시간에 '뭘 하느냐'가 더 중요"
페이지 정보
관련링크
본문
육아의 시작은 '정보 검색'이 반이다. 임신 중에는 임신 주수에 맞춰 주수별 증상과 태아 상태를 검색하고, 출산 후에는 매일매일 새롭게 모르는 신생아의 먹고, 자고, 싸는 것을 검색한다. '한 시간 전에 먹었는데 또 젖을 먹여도 되나' '애가 너무 오래 자는데 깨워야 하나' '똥 색깔이 녹색인데 이를 어쩌나' 같은 것들을 검색하고 미리 좀 키워 본 사람들의 '괜찮다'는 말 한 마디를 얻기 위해 종종거린다. '육아 정보'라는 망망대해를 매일같이 헤매는 우리, 드넓은 육아의 바다에 옳고 바른 정보만 있다면 무슨 문제겠냐만은, 그렇지 않은 오류와 치명적으로 잘못된 정보들이 많다는 것도 문제다.
박정은 크리에이터는 아이를 낳은 후 2000편에 달하는 해외논문과 국내외 육아 관련 서적을 치열하게 공부하며 국내외 교수 및 주요 기관에 직접 자문을 구했다. 그렇게 정리된 정보를 유튜브 '베싸TV'를 통해 알리고, 최근에는 「베싸육아; 0~4세 알기만 해도 차이를 만드는 육아대원칙6」(출판사 래디시)를 출간했다.
"산후조리원, 산후도우미 모두 끝나고 제가 딸 다미와 단 둘이 집에 남겨진 순간, 너무 준비가 안돼있다는 걸 깨닫고 참 막막했어요. 인터넷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데 정보가 너무 많고 혼란스러웠거든요. 그렇다고 인터넷 정보를 포기할 순 없잖아요. 어떤 지식을 믿어야 하는가, 좋은 정보인가를 고민하고 찾다보니 해외논문이나 기사를 읽게 됐어요. 남편이 제가 공부하는 걸 보더니 다른 사람들도 함께 알아야 한다며 유튜브 채널 운영을 권하더라고요. 베싸TV는 그렇게 시작됐습니다."
'베싸TV' 박정은 크리에이터의 맘스클래스 출연 소식에 다양한 육아 질문이 이어졌다. 수면, 식사, 훈육 등 다양한 주제가 오갔지만 단연 가장 큰 관심을 모은 건 '유아의 미디어 시청시간'이었다. 아이들에게 미디어 노출이 좋지 않다는데 그래도 영영 안 보고 클 순 없는 것 아니냐, 몇 살 부턴 봐도 되고, 몇 시간까진 봐도 되는 거냐라는 질문이 많았다. 박정은 크리에이터는 이렇게 대답한다.
"영유아 미디어 노출에 대한 연구는 TV가 각 가정에 대중적으로 보급된 1970년대부터 지금까지 쌓여왔습니다. 이젠 TV가 아니라 스마트폰으로 그 대상이 바뀐 것 뿐인데요, 미디어가 아동 발달에 좋냐 안 좋냐를 놓고 둘 중에 하나를 고르라고 한다면 안좋다라고 밖에 말 할 수 없죠. 하지만 그렇게 간단하게 말 할 문제도 아닌 것 같습니다."
박정은 크리에이터에 따르면 미국소아과학회에선 '두 돌 전 아이에겐 절대 영상을 보여주지 말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그러나 최근 영국왕립보건소아과학회는 이 지침을 비판하면서 '아동의 미디어 시청 연령을 일괄적으로 정할 게 아니라 가정의 상황과 맥락, 규칙 등 가정이 알아서 정할 문제'라고 주장한 바 있다.
박정은 크리에이터는 "아이에게 스마트폰 영상을 틀어주고 30분이나마 양육자가 편하게 밥을 먹고 잠시나마 충전할 수 있다면 그걸 마냥 나쁘다고 볼 수는 없는 거죠. 요지는 미디어 자체가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주느냐도 중요하게 봐야 하지만, 아이의 미디어 시청이 가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큰 그림으로 관점을 바꿔 보는 것도 필요합니다"라고 설명을 더한다.
"아동의 영상 시청에 대해 많은 연구들이 있는데, 영상을 많이 본 아동이 그렇지 않은 아동보다 집중력과 자기조절력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상관관계가 연구를 통해 밝혀진 바 있습니다. 중요한 건 영상시청 시간 때문에 '영상 비 시청 시간'이 줄어들었다는 겁니다. 멍때리고, 자고, 놀이하고, 탐색하고, 부모와 상호작용 하는 것이 아동의 발달에 무척 중요합니다. 그런데 영상은 언어를 비롯해 모든 발달 영역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영상을 안 보는 아이들과 보는 아이들을 비교하면 차이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영상을 안 보는 아이들 간에도 발달에 차이가 납니다. 영상 비 시청 시간의 퀄리티에 차이가 있기 떄문이죠."
즉, 영상시청시간이 너무 길지 않고 규칙과 제한이 있고, 영상 비 시청 시간의 퀄리티를 높일 수 있다면 자녀의 미디어 시청을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다는 것.
◇ 아이에게 중요한 건 '자극'보다 '반응', 부모의 '훈육'보단 '모델링'
박정은 크리에이터는 수많은 국내외 논문을 읽고 공부하며 육아에 대한 최소한의 기본 원칙을 발견했다. 책에서는 5가지로 정리했으나, 맘스클래스에서는 조금 더 압축해 3가지로 제시했다. 첫 번째는 '반응육아'다. 아이에게 섬세하게 반응하고 상호작용 하는 것이다. 흔히 아이를 키울 때 부모가 아이에게 '자극을 많이 주라'는 말을 하는데, 이걸 자칫 잘못 받아들이면 부모가 아이에게 뭘 '주기만' 해야 한다고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중요한 건 '자극'보다 '반응'이다. 언어자극도 부모만 말 하는 게 아니라 아이가 옹알이를 할 때 따라하거나, 단어를 말 했을 때 문장으로 수준을 높여 '리턴'하는 게 모든 학습과 발달에 필요하다는 것.
두 번째는 '자율성 지지'다. 스스로 선택하는 영역을 넓히고, 아이가 스스로 자기 삶을 충분히 통제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라는 것이다. 영아기의 아동이 탐색하고 싶어할 때 무조건 제지하고 통제하는 게 아니라 가능한 선에서 최대한 허용하라는 게 박정은 크리에이터의 조언이다.
마지막으로는 '구조화'다. 좋은 행동, 나쁜 행동, 해도 되는 것과 하면 안 되는 것에 대한 구조를 만들어 놓는다면 아이 스스로 바람직한 행동을 할 수 있다. 여기에 덧붙여 부모의 훈육보다 중요한 건 모델링이다. 다음은 실시간 채팅창에 남겨진 질문에 박정은 크리에이터가 연구와 논문 내용을 기반으로 답변한 내용을 정리한 것.
- 모유먹은 아이가 더 똑똑하고, 분유 먹이면 나중에 비만아가 된다고 하던데, 사실인가?
"모유를 먹이는 게 더 좋다는 게 입증된 내용이긴 하지만, 애초에 모유와 분유를 비교해서 실험하는 게 불가능하다. 모유를 선택하는 부모와 분유를 선택하는 부모들 사이에도 차이가 있다. 자연환경에서 연구하다 보니 모유수유를 선택하는 부모들이 확률적으로 더 지식이 있고 그런 거라서 아이가 더 똑똑한 거냐 같은 논란이 있기도 하다. 단 모유는 인류가 진화하며 만들어진 것이기에 안전하다고 하지만, 모유를 먹이지 않았다고 해서 아이가 뒤떨어진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 좋은 분유의 선택 기준은?
"분유는 법적으로 강력한 규제를 받고 있어서 성장에 필요한 영양소는 갖춰야 출시될 수 있다. 다만 피해야 할 성분이 있는데, 말토덱스트린, 덱스트린 성분은 뼈 미네랄 농도를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또 어떤 성분은 아이들에게 안 좋을 수도 있음을 암시하는 연구 결과가 있으므로 그런 걸 주의해서 고르면 될 것."
- 모유수유 하는 엄마가 먹으면 안 되는 음식?
"매운 거 피하라고 하는데 그럴 것 없다. 매운 성분이 모유로 가진 않는다. 다만 파나 마늘의 알싸한 성분은 모유까지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아이에게 나쁜 성분은 아닌데 향이 나서 아이의 모유거부의 원인이 될 수있다고. 단 연어나 참치같은 대형어종은 수은 함유가 높다. 임산부나 수유부는 먹지 말라고 권고한다."
- 아이 울리며 하는 수면교육 해야 할까?
"아이가 잠을 안 자서 육아와 삶의 질에 영향을 준다면 수면교육 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이를 혼자 울린다는 것 자체에 마음이 아프지만 그런 기간이 아이의 애착이나 정서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게 연구 결과다. 엄마도 아이도 잘 자고 낮에 서로 상호작용 잘 하면 그게 더 좋은 영향을 줄 것이다. 수면교육하는 1~2주 간의 스트레스는 아이가 극복할 수 있다는 내용도 있다."
- 분리수면을 해야 할까요? 아이 정서발달에 분리수면이 더 좋은가?
"분리수면에 대한 연구도 많다. 그러나 중요한 건 아이와 부모의 관계 형성이다. 메인은 부모와 아이가 함께있는 동안 부모가 어떻게 섬세하게 반응하냐는 것. 수면 시 상호작용은 애착과 정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부모가 원한다면 하시라. "
- 몬테소리, 프뢰벨 등 교구, 아이에게 효과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효과 있다. 아이들의 기본 발달에 교육적 효과를 염두에 두고 만든 장난감이기 때문에 교육적으로 효과 있다. 다만 교구 선택 이전에 부모가 아이 발달 단계를 알고 있다면 선택하기 좋다. 소근육 사용이 뇌발달로 이어진다는 것, 일대일 언어자극이 언어발달을 높인다는 것 등."
- 외동 아이 하나 키우는데 친구와 놀 때 트러블이 많다.
"저 역시 마찬가지. 우리 딸은 친구보단 나와 놀이를 자주 하는데 내가 친구 역할을 한다. 부모는 대부분 맞춰주고 친구들과 놀 땐 원하지 않는 것도 해야 하지 않나. 저는 아이와 놀면서 '원하지 않는 것도 해야 하는' 상황을 만든다. 그러면서 내가 싫은 것도 해야 놀이를 지속할 수 있다는 걸 아이에게 알려주는 편."
- 어린이집은 몇 살에 보내면 좋을까?
"아이들마다 다르다. 적정 시기라고 할 만한 건 없다. 기관에 일찍 보낸 아이들, 그렇지 않은 아이들의 애착 형성 여부에 대한 연구결과는 없다. 중요한 건 부모가 아이와 상호작용을 어떻게 하느냐다. 어린이집을 만3세 이전에 보내지 않는 게 좋다는 말이 있다. 그 이유는 어린이집 자체가 아이들에게 스트레스가 될 수 있는 환경인데 아이들은 그 스트레스에 취약하니 가능하다면 그 스트레스를 피할 수 있다면 피해보자는 얘기다."
출처 : 베이비뉴스(https://www.ibabynews.com)
- 이전글'이거 먹었더니 아이 키 컸어요' 인스타 광고 불법입니다 23.03.27
- 다음글경기도, 디젤 어린이 통학차량 LPG차로 바꾸면 700만 원 지원 23.0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