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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울지마’ 말고 해줄 수 있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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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631회 작성일 23-12-15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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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는 아이가 울음을 터트렸을 때 반사적으로 내뱉는 말이 있다. 바로 ‘울지마’이다. 아이가 잘못해서 혼날 때 울고 있으면 ‘뭘 잘했다고 울어. 뚝 그쳐’, 사소한 일로 울음을 터트려도 ‘뭐 그런 걸로 울고 그래?’, 누군가와 싸워서 울어도 ‘울면 지는 거야’라고 말할 때가 있다. 그렇다면 ‘울지마’라는 말은 아이의 감정 조절에 도움이 될까.

‘울지마’는 아이의 감정 조절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아이는 감정 조절에 서툴다. 어른과 달리 아직 통제력과 자제력이 미숙하다. 그래서 감정을 느끼긴 하지만 어떻게 제대로 표현해야 할지 몰라 울기만 한다. 억울해도 속상해도 섭섭해도 운다. 우는 것은 자신의 안 좋은 감정을 다루는 유일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울지마’라는 말로 감정 표현을 억제할 경우, 아이의 분노와 공격성을 더 키울 수 있다.

부모는 아이에게 눈물을 참고 삼키는 법이 아닌 눈물로 감정을 털어내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 눈물을 참는 법은 그 이후에 배워도 늦지 않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감정을 경험할 충분한 시간과 그 감정을 이해해주는 사람이다. 그래서 부모는 한 발 뒤로 물러나 아이 스스로 진정할 때까지 일단 기다린다. 전전긍긍할 필요는 없다. 언젠가는 진정이 되니까 말이다. 이때 아이에게 ‘울지마’ 말고 해줄 수 있는 말은 ‘울어도 괜찮아’이다. 이 밖에도 ‘울지 말고 얘기해’가 아닌 ‘다 울고 나서 얘기하자’, ‘실컷 울어도 돼’, ‘다 울 때까지 엄마는 여기에서 기다릴게’와 같은 말로 아이의 감정을 존중해준다. 사실 이렇게만 말해줘도 아이는 많이 진정된다. 아이가 울음을 그친 후에는 ‘거봐 그칠 거면서’와 같은 말은 하지 않는다. 아이는 놀림을 당하거나 핀잔을 받은 것처럼 느낄 수 있다.

물론 아이가 우는 모습을 그대로 보고 있으면 짜증이 난다. 왜 우는지 알 수가 없으니 답답하다. 그렇지만 아이도 배워야 한다. 울어봐야 나만 힘들다는 것을 말이다. 그렇게 한다고 해서 상황이 바뀌거나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대신 아이가 진정되면 그때는 서운한 마음을 달래준다. 단, 아이가 5살이 넘었는데도 우는 행동을 계속 보인다면, ‘울고 소리 지르기만 하면 엄마는 왜 화가 났는지 알 수 없어. 이유를 이야기해 주면 도와줄게’라며 잘못된 행동에 한계를 그어줄 필요가 있다.

눈물은 인체를 복원하려는 노력이자 힐링의 과정이다. 미국의 아동심리학자인 솔터 알레타 박사가 한 말이다. 울음은 몸과 마음을 정화하는 과정이라는 뜻이다. 그런 의미에서 아이가 눈물을 보일 때, ‘울지마’보다는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이해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아이의 감정을 존중해주는 말로 다가가 보는 것은 어떨까.

*칼럼니스트 정효진은 의사소통 관련 연구를 주로 진행하고 있다. 서로 소통하며 함께 성장하는 세상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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