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수분 수송 90%를 담당 = 대기의 강은 양면성이 있다. 미국 기상학 학술지 ‘월간 날씨 리뷰(Monthly weather review)’에 실린 논문 ‘대기 하천의 수분 플럭스에 대해 제안된 알고리즘’에 따르면 전세계 수분 수송 90%를 대기의 강이 담당한다. 지구 물 순환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며 지역적으로 담수 보충에 기여할 수 있다.
하지만 각종 기상 이변을 초래하기도 한다. 대기의 강 개념이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출발한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캘리포니아 지역은 전통적으로 고기압이 강해 비가 잘 내리지 않는다.
하지만 가끔 적도 지방에서 저기압이 캘리포니아 지역으로 올라오면서 수증기를 함께 끌고 와 갑작스럽게 많은 양의 비가 내리는 일이 늘어나면서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미국 서부 해안을 따라 태평양이 수분 저장고 역할을 하고 산맥이 장벽 역할을 한다. 이로 인해 해안 산맥 서쪽과 시에라네바다산맥에 많은 비와 눈이 내리게 된다.
대기의 강은 길고 좁다고 설명하지만 말처럼 작은 규모가 아니다. 길이가 2000㎞ 이상이고 너비도 수백㎞에 이른다. 미국과 서유럽의 서쪽 해안 지역에 상륙해 종종 대홍수를 일으킬 만큼 규모가 대단하다.
변 팀장은 “동아시아와 캘리포니아 지역의 대기의 강은 다른 특성이 있다”며 “동아시아의 경우 봄이나 여름철에 대기의 강 빈도가 높은 반면 다른 지역은 겨울에 많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동아시아에는 여름철 북태평양고기압의 북쪽 가장자리를 따라 대기의 강이 자주 출현하는 편이다. 6월에는 중국 동남부 지역과 일본 남쪽 해상에서 대기의 강 빈도가 높아진다. 7월로 넘어가면서 북태평양고기압의 북쪽 확장과 더불어 한반도가 대기의 강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다.
국제학술지 ‘기후역학’의 논문 ‘동아시아 대기 하천의 장기 추세’에 따르면 동아시아 남부를 중심으로 대기의 강 활동이 증가하고 이에 따라 강수량이 증가하고 폭우가 내렸다. 반면 동아시아 북부에서 대기의 강 관련 강수량이 크게 감소했다.
이러한 변화의 주요 원인은 대기의 강 축을 따라 더 따뜻하고 습한 환경이 조성되고 지구온난화 등으로 대기의 강이 남쪽으로 이동하는 현상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이 연구는 1951~2015년까지 동아시아 지역의 대기의 강 장기 추세를 분석한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