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현황 중심 평가에서 벗어나야 = 이처럼 지구온난화에 따라 지역별 생물종이나 생태계의 변화가 급속도로 이뤄지면서 생물다양성 평가 지표도 달라져야 한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새로운 패러다임에 적합한 정량적인 평가 지표들이 만들어져야 이와 연관된 다양한 정책들이 나올 수 있고, 나아가 기업들의 대응도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11월 23일 이후승 한국환경연구원(KEI) 연구위원은 "개별 연구자 단위에서 특정 지역의 생물다양성이 얼마나 되는지 정량적으로 평가할 때는 종풍부도(단위면적 내에 서식하는 생물종 수를 세는 것)와 종다양도(개체 수는 물론 군집 구조의 복잡성 등도 함께 판단) 등을 함께 살핀다"며 "하지만 오히려 국가차원이나 정책으로 활용될 때는 종다양도와 풍부도를 함께 조사해서 활용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어 여러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환경연구원의 '생태정보학적 생물다양성 평가기술 개발(Ⅱ)' 보고서에 따르면, 종수와 개체수에 대한 조사 양이 분류군별로 다를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 조류나 어류의 경우 종수와 개체수 조사를 실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종다양성 수준 평가가 가능하다. 하지만 포유류나 양서·파충류 등의 대부분의 분류군에서는 개체수 조사에 한계가 있어 종수 중심으로 조사되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렇게 되면 종과 생태계 각각에 대한 평가결과는 양호하지만, 이 둘 간의 관계성 분석결과는 매우 낮을 수 있다는 점이다. 종 다양성평가는 우수한데 생태계 다양성 평가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오는 식이다. 이렇게 되면 관련 정책적 의사결정에도 문제가 생기고 궁극적으로는 생물다양성 보전에도 한계가 생길 수밖에 없다.
해외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종이나 서식지(또는 생태계)에 대한 기초 현황 중심의 평가에서 '종-생태계-유전적' 다양성을 함께 평가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고안하는 중이다.
-출처: 환경뉴스-